설진관 小考

(역학여정) 명리학 비결을 찾아서...

김초희 2020. 8. 4. 10:26

사주 명리학을 비롯한 역학을 연구하는 이들은 비결을 찾아 전국을 헤매는 경우가 많습니다.

필자도 일반 역학인들과 다를 바가 없었기에 저의 기억속의 이야기를 꺼집어 내보려합니다.

 

필자가 처음 역학을 접하면서 읽었던 책들이 사주정설이었습니다. 개념이 잡히지 않아 어려워할 때 무렵 윤태현 선생님이 저술한 소설 팔자(행림출판사) 1편이 저에게는 자신감을 심어준 책이었습니다.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 부록 편에사주학 이론이 씌어있었고, 부록으로 빨간색 만세력도 받았던 책입니다.

그리고 1986년 경 남궁상선생님의 한국사주학보감, 그리고 이듬해 나온 한국사주학기초연구 이런 류의 책들이 저에게는 전부이었으나, 1988년 부산진구 부전동 서면로타리 구.국민은행 주차장 입구에서 그 당시 절판되어 손에 넣기도 어렵던 명리요강과 사주첩경 시리즈, 그리고 명리사전을 입수하는 행운이 있었지만 그 당시 구하기 어려운 훌륭한 명리학 교재를 손에 넣었음에도 무언가 허전한 마음은 가슴속 한 곳에 남아있었습니다.

1989년 군입대 직전까지 가장 많이 읽었던 책은 사주비전, 대사주비전, 신통사주 등 추송학 선생님의 책은 대부분 읽었고 김상연선생님의 명도 그 당시에 읽었던 것들입니다.


그러다가 1993년 우연히 알게 된 곳이 부산 중구 보수동 헌책방 골목, 그중에서도 대륙서점이었습니다.

저에게 이 대륙서점은 보물과도 같은 곳이었습니다. 그 당시 이 서점에는 명리학, 주역, 풍수학과 관련한 귀한 서적이 즐비했었으며, 듣지도보지도 못한 책들이 많았습니다. 1~2달에 한 번씩 때로는 3달에 한 번씩 이곳을 들러 이 책 저 책을 살펴보고 있으면 80은 족히 넘어 보이시는 주인 어르신께서는 약관의 나이인 필자에게 살며시 귀띔을 하시면서 책을 소개해주시곤 했습니다. 매번 그럴 때 마다 귀한 책을 손에 넣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마도 필자의 역학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명리학 등 역학교재는 이곳에서 50%이상 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그곳에서 역학관련 도서를 읽고 있노라면 필자와 마찬가지로 비결을 찾고자 하는 역술인들이 그곳에 많이 모여들었고, 그곳에서 갑론을박 토론을 벌이기도 했으며 서로 정보도 주고받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한마디로 대륙서점은 보물창고와도 같은 곳이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대륙서점은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근 조그마한 곳으로 옮겼는데, 그 과정에서 그 많던 고서들이 보이지 않아 서점 어르신께 여쭤보니 장소가 협소해서 고물상에 처분했다고 하시는 바람에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후 수년이 흘러 다시 방문하니 서점은 문을 닫고 없었습니다.

 

흔히 부산은 역학의 메카라고 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산 영도다리가 역학인들이 가장 많이 모였던 곳이라고 말들 합니다. 그렇지만 필자가 역학에 열중이던 1980~1990년대에는 역학인들이 가장 많이 모여있던 곳은 부산 영도다리 아래가 아닌, 부산진구 부전시장 아래 즉결재판소 앞과 그 맞은편이었는데 그 앞은 1년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역학, 역술인 적어도 20~30명이 노상에 앉아 상담을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그곳에 많은 역술인들이 있었던 것은 한국역술인협회가 그 맞은편 농협 건물 3층(?)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역학을 가르치고 있었기에 역학인들이 무더기 쏟아져 나왔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부산에서 대륙서점 다음으로 역학 도서가 많이 있는 서점이 그 당시 한방서원, 동보서적 그리고 영광도서이었는데, 특히 동보서적과 영광도서는 부산 서면에 있어서 그곳을 들러 역학 책을 보고 나면, 발걸음은 어느새 부산시장 앞 노상에서 역술을 하고 있는 어르신들께로 향하고 있습니다. 노상에서 많은 분들이 모여서 사주,궁합, 택일을 보고 있으며 한쪽에서는 역술 토론을 하면서 격론을 벌이는 모습을 보고, 그 토론의 모습을 3자의 입장에서 듣고 한수 배우기도 했었는데, 그것들은 그 어떤 역학책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현장의 소리로 즉 비결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세월이 좀 지나서 어쩌다 저도 한수 거들기라도 하면 어른들이 20대의 어린 저의 모습에 깜짝 놀라기도 하면서 격려도 많이 해주었습니다.

그 당시 그곳에서 역술 상담을 했었던 역술인들은 그곳에서의 수입으로 아들,딸들을 대학공부까지 시키고, 나이들어서는 소일거리 삼아 나와서 상담하는 등 한평생 자식들의 도움 없이 생활하셨습니다.

 

그때 그 시절을 생각하면 많은 역술인들의 모습이 지금도 눈앞에 아른거릴 정도입니다.

 

1993~4년 경 이 당시에는 월간지 '역학'을 주로 보았는데 그 당시 박일우 선생님의 12신살을 활용한 초과학 개운법 이론이 연재되고 있었는데 그것이 재미있어서 그곳에 기록된 박일우 선생님께 전화하여 박일우 선생님의 명리학 이론이 요약된 명리학강론을 구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 교재에는 처음 보는 내용이 수두룩하여 읽고 읽고 또 읽고 반복을 했었습니다. 이 곳에서 읽고 연구한 내용이 사계단법과 12신살은 훗날 역학계에서 이슈화 되었고 그것은 창조명리에서 출간한 윤경선외 3명이 편저한 '설진관 명리학 야학신결'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