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진관 小考

박도사 간명지와 진여명리강론

김초희 2021. 9. 23. 21:26

연휴의 마지막 날입니다.
연휴기간에 모처에서 부산에 올 일이 있어서 방문했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오래된 인연이라서 간혹 만나기도 하는 사이로 학당에서 긴 시간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그와 대화를 나누던 중 자연스레 박도사와 관련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는 박도사 간명지를 구했다고 하면서 필요하다면 필자에게 주겠다고 합니다.
그의 성의는 고맙지만 일언지하에 거절했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필자가 소장하고 있는 박도사 간명지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는 필자가 보여준 간명지를 보더니 깜짝 놀라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에게 필자가 소장하고 있는 간명지외 그가 소장하고 있는 간명지 모두 그 필체를 유심히 보라고 했습니다. 간명지는 동일한 양식이나 그 간명지 속에 써 내려간 필체는 제각기 다른 형태의 글씨체입니다.
그래서 그에게 다음과 같이 알려주었습니다.


첫 번째, 박도사가 직접 기록한 간명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박도사의 사무실에서 서기를 한 분들이 손님에게 줄 목적으로 곁에서 박도사의 말을 기록한 것이다. 그래서 서기가 여럿 바뀌는 바람에 글씨체가 제각각이다.
두 번째, 박도사는 간명지를 일일이 확인하지 않았기에 내용이 정확한지 확인이 되지 않았다.
세 번째, 박도사의 말을 서기들이 제각각 이해한 대로 기록한 것이므로 박도사의 의중이 정리된 것인지 확인되지 않는다.
네 번째, 박도사가 잘 맞추기는 했지만, 완전히 빗나간 경우도 많았다는 것은 부산의 역학계에서는 이미 오래다. 그러므로 간명지의 내용이 훗날 과연 적중되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섯 번째, 박도사가 간명지에 나오는 간명지의 양식이 부산에서는 유행하여 일반화된 양식으로써 박도사 만의 양식이 아니다.

여섯 번째, 박도사는 간명지를 공식적으로 남기지 않았으며 그의 제자도 없다. 박도사가 간명지를 공식적으로 남기지 않았으며 그의 제자가 없다는 것도 부산의 역학계 원로들든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그의 사후에 무성한 소문이 전해지고 마치 그로부터 비법을 전수 받았으니 제자이니 하는 사람들이 우후죽순처럼 나왔으니 그의 이름값이 비싸긴 비싼 모양이다.
일곱 번째, 박도사의 필체로 확인된 자료와 시중에 돌아다니는 자료를 비교할 경우 확연히 그 필체에 차이가 난다. 그러므로 진위는 즉시 확인이 가능하다.
여덟 번째, 박도사가 유명하게된 것은 언론에 나온 것 처럼 5.16군부세력이니 포철회장이니 이런 고객때문이 아니다. 박도사 유명하게된 연유는 그의 독특한 감명스타일이에 있다.
아홉 번째, 박도사로부터 감명받기 위햐 그의 사무실을 방문할 경우, 그 사이에 서기기 내방객의 사주를 넣어주지만, 사주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만의 방식으로 즉간하는 방식이었다. 때로는 사주도 없이 내방객이 입장하는것을 보고 바로 '네 남편이 곧 죽어서 송장으로 집에온다. 빨리 가봐라!' 때로는 네 마누라가 개띠제? 또 너거 집에 3살 먹은 아이가 있제? 등 이런 유형의 감정을 하므로 그가 유명세를 떨치게 된 것이다.

 

그는 필자의 말을 듣고 그제야 고백했었습니다. 사실 간명지를 복사해서 필요한 사람들에게 팔아볼 생각이었다고...

 

이에 필자는 그에게 부처 팔아서 돈 벌 생각 말고 박도사 팔아서 돈 벌 생각말고 성실하게 공부해서 철학원을 해보라고 권했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세상을 어지럽게 하면 당대에서는 손에 몇 푼 벌어볼 수 있을지는 모르나 그 재산은 머지않아 탕진되기 마련이니 부디 자식과 후손들 보기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 것을 당부했었습니다.

 

너무 혼을 내서인지 마음이 아파서 신수훈 선생님의 진여여리강론을 추전 해주니 즐거운 마음으로 공부해보겠다고 다짐하고 돌아갔습니다. 워낙 오래된 친분이므로 필자의 이런저런 말에 마음 다칠 사이가 아니므로 직언을 해주었습니다.

실제, 신수훈 선생님의 진여명리강론은 박도사의 필체로 확인된 자료의 내용을 진여명리강론 여기저기 해당되는 부분에 기록해놓았기에 진여명리강론으로 공부하는 것이 더 박도사의 학문에 보다 더 가깝게 근접할 수 있는 것입니다.

 

부언하자면, 신수훈 선생님과 필자는 박도사의 친필 자료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박도사 자료라고 돌아다니는 대부분의 자료의 진위를 그 필체로 확인합니다.

 

설진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