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명리학에 대한 소회
필자가 10대에 접했던 명리학은 어렵기 짝이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힘든 건 암기해야 할 내용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항상 머릿속에는 외워야 할 명리학 지식들이 뒤 엉켜있어서 항상 복잡한 그 자체로 언제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러다 어쩌다 접하게 된 적천수 천미는 필자의 모든 고민을 일소하게 해 준 오아시스와도 같은 책이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적천수 천미는 필자가 괴로워하는 12운성(포태법), 심지어 지장간까지도 모조리 불필요한 것들로 인식되게끔 했으니 참으로 통쾌하지 아니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적천수 천미가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훌륭한 것들로 받아들여졌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당시 국내 대가들의 명리 이론에 비하여 너무 심플하다는 것이 내내 불안한 구석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1994년 이후 필자가 접하게 된 이른 바 비술(秘術)은 적척수 천미의 흐름과는 정 반대로 치다르고 있었던 것이고 오히려 생각지도 못했던 이론 전개로 이어지는 것을 보고 한순간 깨달았습니다.
'그간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고 있었구나'
이제는 모든 것을 재 정립하면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이때부터 고전을 다시 답습하면서 명리학 전반을 상호 비교하면서 원리를 찾아 사유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 대운이 순행과 역행로 나뉘는 원리가 무엇인지,
- 천간과 지지가 다르고 지지와 지장간이 달라 그 쓰임도 어떻게 다른지,
- 형충회합의 발생구조와 현상의 분별,
- 음양과 오행의 연원과 상호관계,
- 십성(십신 혹은 육신) 이론의 구조와 허점,
- 격국 이론의 발전 연원과 구조
- 화격의 발생 연원
- 기타
이런 것들의 원리가 하나씩 껍질이 벗겨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위 내용들은 필자가 후학들이 학위 논문을 쓸 경우를 대비하여 남겨두기로 합니다.
작금의 명리학은 과거 필자가 연구하던 80-90년대와는 그 환경이 사뭇 달라 마음만 있다면 얼마든지 좋은 자료와 스승을 만나서 연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일면에는 너도나도 이른바 명리학 학파라는 것을 형성하여 후학들을 돈벌이의 수단으로 삼고 있습니다. 제대로 연구한 학문의 전수가 아니라 이들을 통한 개인의 영달을 앞세우고 있으니 이렇게 해서 어찌 명리학이 학문으로 자리 잡을 수가 있겠습니까.
어디서 어설프게 몇 수 훔쳐 혼 이론을 자신이 연구한 것인 양 떠벌리고 혹세무민 하는 경우도 허다하게 있으니, 모두가 자중해야 할 때입니다.
오로지 끊이 없는 연구와 노력만이 진정한 역학자로서 위치하게 될 것입니다.
설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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