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명리학 공부를 가장 많이 할때가 아마도 군생활을 할 당시 1989-1991년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주첩경이나 사주비전 사주정설을 보면 사주만 알면 상대의 병도 척척 맞추고 모를 바가 없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가령 금극목이 되면 간담에 이상이 생기고, 화가 많으면 고혈압이 있고... 등 입니다. 당시 제가 젊어서 인지 너무너무 궁금했었습니다.
그 궁금증을 참지 못하던 1992년 제가 24살때인 가을입니다.
사주명리학으로 질병을 궁리하던 중 침구학을 배울 필요가 있어서 부산 중구 남포동 먹자골목(그 당시 충무김밥, 당면, 소주 등을 파는 리어카가 많았는제 지금은 길만 하나 나 있습니다만) 안으로 약 20미터 걸어들어가면 여인숙이 하나 있었는데 그곳을 찾아갔습니다. 그 여인숙 2층 나무계단으로 저벅저벅 걸어올라가면 시민철학관이 있었는데, 그곳 선생님은 침구학정석(지금도 보관하고 있음)이라는 책을 집필한 분이었는데 아쉽게도 한의사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그 선생님은 침구의 원리는 물론이고 경락은 모조리 암기하고 있었고 몇 가지 비술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당시 가격으로 한달에 10만원을 지불하고 2개월 과정의 침구학를 배우다가 제가 중간에 그만두었습니다. 당시에는 제가 질병론에 소위 필이 꽂혔었던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침구학을 배워서 명리학으로 접목시켜 보려고 노력했지만 여의치 않았습니다. 그 후 추송학 선생님의 새생활문화사에서 나온 한방대성, 변만리 선생님의 만리의학, 약사협회 관계자께서 번역하신 이제마의 동의수세보원, 종의명의 사주와 한의학, 전래되어 오는 방약합편, 오관열선생님의 오상기혈론, 사주질병론 모음 필사본노트, 사주 사상방 비결 등 엄청나게 많은 책을 읽었습니다.
사주명식으로 질병 추리를 전혀 하지 못할 바는 아니지만, 한의사나 양의사가 진단하는 것에 비하여 부끄럽기 짝이 없었습니다.
2006년경에 한의사들 그룹을 상대로 명리학을 지도할 일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연세드신 한의사분께서 사주로 질병보는 이론이 있느냐고 물으시기에 같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구멍이 한 둘이 아니었습니다. 타고난 선천적인 체질을 감명하는데는 참고하신다는 한의사분도 있지만 그것으로 질병을 추리하는 것은 명리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데 의미가 있을 뿐 실전에서 활동하기에는 엄청난 무리수가 있습니다.
그러니 참고정도만 하시고 신중하게 판단하고 접근하셔야 한다는 것이 저의 입장입니다.
내린 결론은,
약(藥)은 약사에게,
병(病)은 의사에게,
법(法)은 법률가에게,
운(運)은 명리가에게...
입니다.
설진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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