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진관 小考

좀 배웁시다.

김초희 2022. 6. 6. 16:53

1993년... 제가 25살이던 때의 기억입니다.

햇볕 따스한 어느 토요일 오후 부산진구 부전동에 있는 동곡 철학원 사무실에서 그곳 동곡 선생님, 부산지검 동부지청에 게시던 50대 중반의 모 과장님과 역학을 주제로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그 과장님과 역학을 주제로한 대화를 나누는데 그분은 역학 실력이 어마어마한 재야의 고수였습니다. 젊디 젊은 제가 이에 질세라 주절이 주절이 말하면서 철없이 역학 실력을 뽐내면서 저 자랑질을 좀 했었지요. 그 과장님은 젊은 저의 이야기를 한참 듣더니 대뜸 왈  "그거 좀 배웁시다. 사례는 하겠습니다."라고 하더군요.

~~ 중략~~

 

상당한 실력가임에도 보잘것없는 그리고 나이 어린 저에게 "그거 좀 배웁시다."면서 배움을 청하시던 모습은 지금도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그리고 살아가면서 늘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시건방에 날뛰는 저를 가르치기 위해 오셨던 분 같습니다.

이제 세월이 흘러 저도 50대 중반에 이르러 주변 역학인을 보노라면 제가 20대에 천방지축 날뛰던 모습이 보이곤 합니다. 그 들을 보고 있으면 제가 시근이 없어도 참 없었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오늘 비가 추적추적 내리니 불현듯 옛 생각이 많아지네요.

 

설진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