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에는 서양문화와는 달리 음(陰)의 세계에 대한 추구가 담겨있습니다. 그러므로 한국문화에는 천상세계와 영적 문화에 대한 고뇌가 여기저기 깃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인의 의식 속에는 전통과 하늘에 대한 숭고한 의식이 녹아있는 가운데 그 속에서 실용성과 합리성을 지키려 했습니다.
과거 서양에도 그런 문화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닐 터인데, 18세기 후반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이래 서양에서는 '과학'이라는 철학 사조의 등장으로 세상 모든 만물을 과학이라는 기조에서 판단하려 하고 그것을 마치 지식인의 사고 기준이라 여겨왔습니다.
이런 의식이 지난 18-19세기 당시에, 일본은 탈아입구(脫亞入歐)와 화혼양재(和魂羊才)론을 내세우며 아시아를 넘어서 서양을 배우려했고 그 가운데 일본의 전통을 유지한 가운데 서양의 장점을 가져다 쓴다는 것이었습니다. 일제 강점기이던 20세기 초반에 한반도에 이러한 일본의 탈아입구(脫亞入歐)와 화혼양재(和魂羊才)론이 들어오면서 서양의 지식을 배워온 자들이 점차 지식인 층을 형성하게 되면서 점차 우리의 전통문화는 미신이라는 이름으로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떠합니까. 상당수의 지식인이라는 사람들은 우리의 전통문화를 마치 미신이라 취급하면서 오로지 서양 것이면 모두 옳다고 여기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전통적으로 행하던 제사문화를 미신인 양 치부하면서 제사를 왜 지내왔는지 의식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심지어 귀신이 없으니 제사도 필요 없다는 의식이 난무하고, 전통적으로 행해오던 점술문화도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미신 시 하게 되었습니다. 급기야 지금은 정치권이나 언론에서도 우리의 전통문화가 조롱거리로 추락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뿐이겠습니까. 제가 어릴때까지만 해도 한글 외에 한자를 많이 익혔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젊은 층에서는 한자보다 영어단어가 더 익숙합니다. 이제는 너도나도 대화중에 영어단어를 섞어말하면서 마치 지식인양 뽐내고 있습니다.
그런 반면에 서양에서는 한국문화에 대하여 신비로운 시선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학이라는 이름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기이한 문화와 철학들이 여기저기 남아있어서 그것을 배우면서 감탄하지 않는 이가 없다는 것이 서양을 다녀온 사람들의 전언입니다. 많은 서양인들이 한국을 배우려 할 때 우리는 한국의 전통 문화를 부끄러운 잔재물인 양 우리 스스로 그것을 무시하고 버리려고 합니다. 참으로 기이한 현상이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이제는 서양의 것이 모두 정의롭고 합리적이며 최고의 선이라는 인식은 다시금 생각해볼 여지가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설진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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