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인가를 주장해서 그 이론이 참으로 인정받으려면 그 주장의 재료가 참이고, 조건이 참이며 그 결과가 참이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주 쉽게 부자가 되는 3단계를 누군가가 주장했다고 합시다.
*아주 쉽게 부자가 되는 방법
1단계: 돈이 만들어 지는 기계를 만든다.
2.단계: 그 기계로 돈을 만든다.
3.단계: 그 돈으로 부자가 된다.
아주 간단하지요? 부자 되는게 이렇게 쉽습니다. ㅎㅎ
그런데 우리는 이 방법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1단계부터 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돈이 만들어지는 기계란 없고, 물론 만들수야 있지만 위조지폐나 만들테니 부자는 커녕 범죄자가 되고 말것입니다.
* 열린계와 닫힌계
옛날 사람들은 물체를 불에 태우면 재만 남고 나머지는 사라진다고 생각했습니다. 경험자의 시점에선 합리적 추론입니다. 무려 1700년대 라부와지에가 어떤 실험을하기 전까지는 그랬습니다.
라부와지애는 밀봉한 유리병속에 종이를 넣고 돋보기로 유리속의 종이를 태웠습니다. 무게를 재보니 놀랍게도 무게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종이가 타서 사라진 만큼의 무게가 연기로 발생됐던 것입니다. 여기서 그 유명한 질량보존의 법칙이 탄생합니다. 물질은 생기거나 없어지지 않으며 그 형태나 화학적 구조가 바뀌어도 원래의 질량을 유지한다는 법칙입니다.
이 법칙이 탄생할 수 있던 중요한 전제는 닫힌계에서 실험을 했기 때문입니다.
닫힌계란 물질이 들고 날수 없는 공간을 뜻합니다. 반대로 열린계란 물질이 들고 나는 공간을 말합니다. 병에 넣고 태운건 닫힌계에서 태운것이고 노상에 놓고 태운건 열린계에서 태운것이니 실험결과가 완전히 달라진것입니다. (에너지의 들고남까지 막은 계는 고립계라고 하지만 생략)
이것은 실험의 엄격한 환경의 중요성을 말하며, 이론을 전개해나가는 전제와 과정의 엄격함을 뜻하기도 합니다.
명리학에서 음양을 설명할 때도 열린계와 닫힌계의 정의가 없어 혼란을 줍니다.
가령, 양이 커질때 음은 줄어든다(양생음사)고 하는것은 닫힌계의 개념이고, 양이 커질때 음도 따라 커진다(동생동사)고 하는것은 열린계의 개념입니다. 이 둘은 그 이론의 전개 방식과 결과가 완전히 다릅니다.
아침이 밝아올때 어둠이 물러난다고 보는것은 닫힌계의 음양론이고,
양인 상체가 살이 찔때 음인 하체도 같이 살이 찐다고 보는것은 열린계의 음양론입니다.
가난한 집에서 형에게 학비를 몰아주느라 둘째가 학비를 받지 못하는것은 닫힌계의 음양론이고
집이 점점 부자가 되어 형의 용돈이 늘어나니 동생도 용돈이 늘더라는건 열린계의 음양론입니다.
어느것이 맞다 틀리다를 떠나서, 어떤 주장을 하려면 열린계냐 닫힌계냐 하는 전제가 반드시 따라야 제대로 판단이 될 것입니다.
* 절대성과 상대성
역학은 기본적으로 음양학입니다. 음양의 정의는 역학인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자, 다음 사례들을 봅시다.
1. 남자는 양, 여자는 음.
2. 장남은 양, 막내는 음.
3. 낮은 양, 밤은 음.
4. 상체는 양, 하체는 음.
5. 키다리는 양, 난장이는 음.
6. 머리는 양, 꼬리는 음
7. 고속은 양, 저속은 음.
모두 음양이 맞습니까? 정확하게 말하면 아닙니다. 위 사례는 모두 상대적인 것을 음양으로 간주한 것이지 절대적 음양이 아닙니다.
상대적 음양은 다른 뭔가에 의해 비교나 차이가 발생할때 음양으로 구분하는것이지 실제로 음양은 아닙니다. 다만 그렇게 활용할 뿐입니다.
반면 절대적 음양은 비교대상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 자체로 음양이 존재합니다.
1. 지구의 낮과 밤
2. 닫힌계의 위치에너지와 운동에너지
3. 닫힌계의 물질의 변화
4. 닫힌계의 질량과 에너지
5. 철로를 달리는 기차의 앞뒤 거리
이 절대적 음양의 특징은 어느 하나의 기운이 강해(커)지면 다른 하나의 기운은 반드시 그에 비례하여 약해(작아)집니다. 높은 곳(위치=100)에서 물체를 정지상태(속도=0)에서 자유낙하시키면 점점 빨라지다가 땅에 닿는 순간(위치=0) 가장 빠른 속도(속도=100)를 냅니다. 위치 에너지는 제로가 되는 반면 운동에너지는 100이 된것입니다. 이것이 위치에너지와 운동에너지의 절대적 음양관계입니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달리는 기차가 부산을 향해 갈수록 서울은 멀어집니다. 부산과 가까워지는 만큼 정확하게 비례하여 서울과는 멀어집니다. 이것이 거리의 음양관계입니다. 그 기차의 양인 머리와 음인 꼬리가 같이 간다는것은 상대적 음양관계라서 여기에 대입하면 안됩니다. 조건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역학적 논지를 펼때는 절대적 음양관인지 상대적 음양관인지를 반드시 전제하여야 합니다.
절대적 음양을 다루면서 상대적 음양관으로 판단한다든지, 상대적 음양을 절대적 음양관으로 판단하면 반드시 오류가 생기게 됩니다.
절대적 음양이란 닫힌계에서의 음양론이므로 닫힌음양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상대적 개념의 열린음양과 닫힌음양은 전혀 다르므로 반드시 구분되어야 합니다.
* 관념과 실제
해가 동쪽에서 뜬다. 맞습니까? 맞습니다. 하지만 틀렸습니다. 해가 뜨는것이 아니라 지구가 자전하는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흔히 해가 뜬다고 합니다. 오히려 초등학교에선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진다고 가르치기도 합니다. 그러나 중학교 정도만 되어도 사실은 해가 뜨는게 아니라 지구가 자전하기 때문에 그렇게 보인다고 가르칩니다.
낮에는 태양이 관장하고, 밤에는 달이 관장합니다. 그래서 태양은 양을 상징하고 달은 음을 상징합니다. 맞습니까? 맞습니다. 하지만 틀렸습니다. 태양은 달에 비해 지름이 400배 더 큽니다. 비교할수 없이 차이가 큽니다.
이것이 바로 관념과 실제의 차이입니다. 관념이란 우리가 보기에 그렇다는 것입니다. 명리학의 근본인 음양오행의 상징물인 태양과 달 조차 관념과 실제의 괴리가 엄청나게 큽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파생되어 의미를 부여한 목,화,토,금,수의 오행의 실제는 또 얼마나 다를 것이며, 십간은 또한 관념과 실제가 얼마나 다르겠습니까?
즉, 음양오행학이란 관념학입니다. 그냥 우리눈에 그렇게 보이고, 우리가 그렇게 느끼니까 그렇게 전제를 하고 들어가는 것입니다. 우주의 운행이니, 하늘과 땅의 진리니 하지만 아닙니다. 우리가 보기에 그렇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보기에 그렇다는것은 보는 사람에 따라, 느끼는 사람에 따라 음양도 오행도 그 의미가 달라질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음양오행 논지를 펼칠때 그것이 관념에 의한것인지 실제에 기반한것인지를 분명히 하고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주관적 관념으로 관찰하거나 궁리한 결과를 절대적인양 주장하면 반드시 큰 반대에 부닥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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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어떤 주장을 펼치기 위해서는 지켜야할 전제조건이 많습니다. 조건을 명확히 하고 인정받는 전제를 세워 논리를 전개해나가야 이론이 공감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책을 쓰고 주장을 하기는 아주 쉬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증명하고 인정받는것은 대단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좋은 책이 드물고 좋은 이론이 드문 것입니다.
다음 카페 자연의 소리 김분재 선생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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